이 과정에서 누가 포철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 것인지, 지분 매각 방식과 경영권 향배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 3대 쟁점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누가 참여할까〓포철의 지분을 놓고 국내외 업체들간에 ‘글로벌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재벌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는 그룹은 현대와 롯데. 일관제철소 건립의 꿈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는 현대는 공식적으론 “다 지나간 얘기이며 지금으로선 새로운 사업에 끼여들 여력이 없다”는 입장. 그러나 주식시장 주변에서는 현대가 이미 계열사와 협력업체 등을 통해 상당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롯데는 재무구조가 탄탄한 데다 신격호(辛格浩)회장의 철강에 대한 개인적인 인연이 얽혀 눈길을 끌고 있다. 60년대 포철 설립에 숨은 역할을 담당했으나 정부의 만류로 이를 포기했던 기억이 있는 신회장은 지금도 철강업 진출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 뛰어들 경우 경쟁 그룹인 삼성 대우 등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
여기에 미국 유럽 지역 업체들도 세계 철강 시장의 판도를 바꿀 포철 민영화에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방식〓정부나 포철 모두 ‘최대한 많이 받고 팔겠다’는 원칙을 정해둔 상태. 이를 감안하면 장외에서 경쟁 입찰을 부치는 방식이 유력하다. 포철의 주가는 현재 4만7천원선으로 정부나 포철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가치(7만원)보다 크게 떨어져 있어 정상적인 주식거래로는 제값을 못받게 되기 때문.
또 국내외 매각분의 비율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정부 매각분 26.7% 중 국내 16.7, 해외 10% 매각설 등이 나돌고 있다. 해외 매각분의 경우 일정한 프리미엄을 확보할 수 있는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장외에서 매각할 경우 공정거래법 저촉 등 법적 문제가 남아 있어 변수.
▼경영권 향배〓지난 6년간 4번이나 최고경영자가 정치적이유로 바뀐 데 진력이 난 포철은 일단 ‘정치권의 바람’이라는 외풍이 사라진 데 대해서는 “후련하다”는 입장. 그러나 현 유상부(劉尙夫)회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우호적 지배주주 그룹을 확보하는 방식. 우량거래 은행등 우호적 기관투자가들과 사전 협의한 뒤 매각하는 프랑스의 유지노 모델 응용을 검토하고 있다.
산자부와 재경부 등도 겉으로는 “민영화할 바에야 철저히 경영권도 시장경제 원리에 맡긴다”고 하지만 산하 기관 중심으로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