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달러화 값은 연중최저치인 1천3백7원까지 떨어졌다.
엔화 등 경쟁국 통화의 약세와 달리 원화만 이런 식으로 강세 행진을 함에 따라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상품의 수출 부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당국이 아직 달러매입에 나서지는 않고 있으나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시장개입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허락을 받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이 왜 떨어지나〓한마디로 달러 공급초과 현상이다. 우선 월평균 경상수지 흑자가 25억달러에 이르고 기업매각 및 외자유치 자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수입이 줄어 달러를 쓸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국내기업들이 쌓아둔 1백억달러가 넘는 외화예금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막는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
▼원화 이상강세의 부작용〓일본 대만 등 경쟁국통화에 비해 원화가강세를 보이면 당장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해진다.
또 원화강세가 지속되면 외국인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환율이 충분히 떨어졌다고 판단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얻기 위해 기존 투자분을 팔아치울까 하는 유혹을 받게 된다.
▼당국의 개입〓한은은 전에 없이 강한 톤으로 “환율이 너무 내려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 관계자는 그러나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면 그만큼 원화가 풀리고 은행들이 이 돈을 마땅히 운용할 때가 없어 다시 한은이 흡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쉽게 개입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