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달러화 공급물량이 수요보다 많은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어 당국의 달러화 매입은 시간문제’라고 관측하고 있다.
정부는 환율이 달러당 1천2백50원대까지 떨어지면 한국은행이 국책은행이나 외국계은행 2,3곳을 통해 달러화를 사들여 잠정적으로 달러당 1천3백원대를 유지할 방침이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환율은 개장초 달러당 1천2백68원까지 하락했다가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설이 나돌면서 1천2백84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당국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다시 소폭 떨어져 1천2백8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환은행의 한 딜러는 “무역수지 흑자와 기업매각대금 유입 등으로 달러화가 넘치는 반면 수요는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외환컨설팅업체인 핀텍의 배우규(裵禹奎)사장은 “외국에서도 원화가 고평가됐다고 인정할만큼 위험 수준”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수급불균형으로 1천2백50원선까지 떨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외환 관계자들은 정부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화의 고평가를 방치하지 않고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한은을 통해 국책은행과 외국계은행에 달러매입에 나서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이 달러를 매입하면 한은이 원화로 대금을 지불하겠다는 것.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한은이 시중은행에 빌려준 외화대출금을 회수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엔화 환율이 1백41엔대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1천2백원대의 원화 환율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혀 시장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은 이날 “정부가 섣불리 외환시장에 개입해서는 효과가 없다”며 개입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또 원화 환율하락(평가절상)은 수출경쟁력 저하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외채부담 경감, 수입물가 하락 등 우리 경제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한편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련의 파업 유보 및 일본 엔화안정이 호재로 작용해 전날보다 6.69포인트 오른 313.42로 장을 마감했다.
고합 신호 진도 갑을 등 워크아웃(기업가치회생 방식의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그룹의 계열사 주가는 상한가가 속출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전날보다 0.35%포인트 떨어진 연 14.50%를 기록해 최근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었다.
<반병희·이강운 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