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또 노사정위원회에서 노사간 고통분담을 전제로 한 ‘노사 무쟁의 선언’을 해줄 것을 제의했다.
한편 정부는 6∼30대 재벌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에 대해서도 수출환어음(DA)매입 등 수출입금융을 지원하고 연불(延拂)수출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울러 재벌기업의 부당 내부자금거래를 없애고 부채비율 축소계획을 실천하는 등 그동안 제시된 재벌개혁 일정을 지켜줄 것을 재계에 거듭 촉구했다.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을 비롯한 정부 경제팀과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 등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은 26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정책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정부와 전경련은 비공개로 열린 이날 회동결과를 27일 오전 공동발표문 형식으로 공개키로 했다.
이날 회동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4일 전경련 회장단과 만나 정부와 재계가 상설 대화체제를 갖기로 합의한데 따른 첫번째 모임이다.
양측은 우선 2000년 3월까지 상호지급보증을 완전 해소하고 99년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계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실효성있는 사외이사제를 정착시켜나가고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를 해소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재계의 강한 견제를 받아온 제1차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재계 안에서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빅딜과 정리해고 문제도 논의됐다.
재계는 노사안정과 관련해 “노조가 파업결의를 철회하고 고통분담의지를 천명할 경우 정리해고를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계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국책은행 자본금을 확충하고 무역금융 지원규모와 적용대상도 대폭 확대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국내 50대 기업이 외국은행과 합작으로 슈퍼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허용해주거나 해외 매각절차가 진행중인 서울 제일은행 중 한 곳을 국내 기업에 팔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는 모두 19명.
정부측에서는 이규성장관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과 진념(陳稔)기획예산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 전윤철공정거래위원장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김우중회장과 정몽구(鄭夢九)현대 이건희(李健熙)삼성 구본무(具本茂)LG그룹회장 손길승(孫吉丞)SK그룹부회장과 손병두(孫炳斗)전경련 상근부회장 좌승희(左承喜)한국경제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송병락(宋丙洛) 곽수일(郭秀一) 김병주(金秉柱) 박진근(朴振根) 조동성(趙東成)교수 등 전경련 자문교수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박래정·이 진·박현진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