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내수가 급감하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기업의 설비투자가 부진해 결국 생산감소로 이어지는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경기하강 속도는 금년초에 비해 다소 주춤해지고 있지만 하강추세는 6월에도 지속되면서 경기침체의 바닥이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7∼8개월 뒤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도 여전히 마이너스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내년 중반에 가서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및 상반기중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중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3% 줄어 54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전업종의 생산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조절을 위한 감산과 자동차 등의 파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제품출하도 전년 동월과 비교해 14.4% 줄어 68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다.
특히 수출 출하는 작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2월 35.8% △3월 30.8% △4월 28.3% △5월 24.3% △6월 21.8%로 3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 수출증대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의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66.5%에 그쳐 1월 이후 6개월째 60%대에 머물렀다.
이처럼 생산과 제품출하 제조업가동률 등 생산동향지표가 나쁜 것은 내수부진과 설비투자 급감 때문.
설비투자의 경우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5%나 줄어 95년 통계작성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마이너스일 경우 현재 경기하강국면이고 플러스이면 상승국면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5월의 -1.7포인트에 비해 감소폭은 둔화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하강국면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7∼8개월 뒤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3.5%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7∼8개월 뒤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속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경기가 더 추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심상달(沈相達)거시경제팀장은 “구조조정을 빨리 끝내고 재정적자와 통화를 늘려 경기부양의 효과를 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