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찬병(裴贊柄)상업은행장과 이관우(李寬雨)한일은행장은 31일 서울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6∼8개월안에 합병절차를 마무리지어 총자산 1백2조원 규모의 초대형 슈퍼뱅크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두 은행의 증자에 참여하고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등으로 합병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를 계기로 조흥 외환 하나 보람 등 현재 합병을 추진 또는 검토중인 은행들의 합병협상이 가속화하고 국민 주택 신한 하나 한미 등 5개 우량은행도 퇴출은행 인수업무를 마무리짓는 대로 합병에 적극 가세, 은행권 판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 합병선언 ▼
배행장과 이행장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2의 창업이라는 결연한 자세로 상업 한일은행의 합병을 결정했다”면서 “합병계약을 한뒤 확대이사회에서 합병계획을 최종 의결하는데까지 6∼8개월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은행은 △합병후 상호를 ‘상업한일은행’으로 정하되 추후 공모를 통해 새 이름을 결정하고 △등기는 상업은행 △합병비율은 1대1 대등합병을 원칙으로 하되 전문기관의 실사를 거쳐 최종 확정키로 했다.
두 은행이 합병등기를 마치고 완전히 한 은행으로 출범하기까지는 1년 정도 소요될 전망.
배행장은 “외자유치와 병행해서 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감자가 고려될 수 있다”며 “실사를 마친 뒤 감자비율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행장은 합병은행의 초대 은행장을, 이행장은 고문 또는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말 총자산 기준으로 국내 5위인 상업은행과 4위인 한일은행이 합치면 고객수는 무려 1천2백만명, 총 수신고는 53조원으로 불어나 단연 국내 최대은행으로 부상하게 된다.정부지원두 은행측은 “부실채권 정리에 6조∼7조원, 증자 1조원 등 7조∼8조원을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며 “조직 인력의 효율적인 정비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두 은행에 대해 조직감축 등 경영개선 노력과 노사안정을 조건으로 부실채권 매입과 증자참여 등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두 은행 인력(상업 7천8백, 한일 7천5백명)의 3분의 1 정도인 5천명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운·천광암·신치영기자>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