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崔회장 스위스銀계좌 직접운용』…本報 문건입수

  • 입력 1998년 8월 2일 19시 44분


미화 1억6천만달러(약2천80억원)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이 스위스은행(SBC) 비밀계좌를 직접 운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재벌 총수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2일 본보가 입수한 신동아그룹계열의 미국내 무역회사인 ‘스티브 영 인터내셔널(SYI)’의 비밀문건에 따르면 SYI는 96년 3월26일 스위스은행의 미국령 바하마군도 지점에 공문을 보내 ‘파이브 앤드 세븐’회사 명의의 예금 30만달러와 이자를 SYI 명의로 된 SBC 뉴욕지점 계좌로 이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공문은 SYI 대표 고충흡씨(미국명 존 고)명의로 발송됐고 공문에는 고씨의 서명과 함께 최회장이 계좌 소유자임을 밝히는 내용과 최회장의 자필서명이 기재돼 있다.

이 공문에는 고씨와 최회장이 앞으로 모든 거래는 SYI에 의해 이뤄지게 해달라는 요청과 ‘파이브 앤드 세븐’과 SYI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 번호도 적혀 있다.

검찰은 SYI는 최회장이 수출입서류 조작을 통한 외화도피 목적으로 미국에 설립한 유령회사라고 밝혔다.

또 ‘스티브영’은 최회장의 영문 이름이며 고씨는 신동아그룹 계열 중개무역회사인 신아원(현 SDA)의 고문으로 재직한 미국시민권자로 검찰수사 직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와 함께 신아원이 국내 A벤처기업에 생산지원금으로 지급한 55만달러의 출처가 SYI의 스위스은행 비밀계좌라는 사실도 국내은행의 송금조회 문건에서 밝혀졌다.

이 문건에는 97년 9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SBC에서 A기업의 국내은행 계좌로 입금된 55만달러의 송금인이 ‘어떤 고객’(a client)으로 기재돼 있다.

한편 신동아그룹은 “SYI는 고씨가 개인사업을 위해 독자적으로 세운 회사이고 최회장은 고씨의 요청에 따라 이름만 빌려준 것”이라며 스위스은행 계좌를 운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a.com 신동아측은 또 “SYI가 A기업에 55만달러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라며 “A기업이 지원자금을 갚지 않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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