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회장대행의 제주발언이나 폴란드발언은 재계를 향한 정책의 가이드라인이 아니다. 또 정부에 대한 정책건의도 아니며 노동계를 향한 손짓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의 주장은 정리해고를 자제하자는 평소 철학이자 지론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모든 기업주는 어떻게 하든 고통을 분담하면서 실업발생을 억제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경제난 속에서는 기업들 역시 보수를 줄이고 일자리를 나누는 것보다 감원하는 것이 홀가분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 외자유치의 명분 아래 정리해고의 유혹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나 기업은 다른 측면 즉 사회불안, 사회혼란까지 염려해야 한다. 나아가 실직자의 입장에서 같이 고뇌하는 따뜻한 가슴없이 해고자를 거리로 몰아낼 때 이해와 협조를 받아내기는 더 어렵다.
구조조정이란 그 기업의 존재이유부터 재검토하고 모든 경영요소와 행위들을 발전적으로 바꿔 나가는 총체적 개념이다. 구조조정을 정리해고로만 인식하지 말았으면 한다.
IMF시대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따뜻한 가슴과 인간존중의 철학을 갖고 남들보다 고통을 받는 계층을 대해야 할 것이다. 한편 근로자들도 기업주들의 이런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고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박동규(쌍용자동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