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때 “남북경협 재개의 본격화”라며 의미를 달아 발표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 이번 조치는 바로 대표이사인 정몽구(鄭夢九)그룹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남북경협의 성과를 알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정회장의 측근은 “동생인 정몽헌(鄭夢憲)회장이 금강산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의식, 행여 형제간에 경쟁하는 인상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절대 발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남북경협 사업은 어디까지나 몽헌이가 그룹의 대표로서 추진중이며 나는 동생을 도와주는 역할로 만족할 뿐”이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고 있다는 주변의 전언.
정회장은 ‘정몽헌체제의 개막’등 언론보도에 대해서 “우리 형제는 우애가 좋기로 유명한데 주변에서 자꾸 이상한 말들을 한다”며 개의치 않는다고.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