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경쟁력 「껑충」…中企기술로 원가 절감

  • 입력 1998년 8월 19일 19시 36분


한 중소기업과 연구소가 공동개발한 신기술이 대기업의 수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우일전자(사장 신해근·辛海根)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김인호 박사팀이 94년 개발에 성공, 국제특허까지 받은 ‘적층 세라믹 콘덴서’.

중소기업이 개발한 대부분의 신기술이 그렇듯 먼지속에 파묻힐 뻔 했던 이 기술이 재료가격 상승으로 수출에 애로를 겪던 삼성전기에 의해 상품화가 시작돼 뒤늦게 빛을 보게된 것.

과기연은 19일 박원훈(朴元勳)원장과 삼성전기 이형도(李亨道)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품 양산에 따른 특허사용계약을 했다.

콘덴서는 모든 전기제품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기초 부품. 이중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극재료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파라디움’이란 물질을 사용해 왔다.

문제가 된 것은 이 파라디움 가격이 올해들어 평소의 5배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연간 2백억개(약 2천억원)의 콘덴서를 생산하는 삼성전기가 수출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면서부터.

세라믹콘덴서 기술은 파라디움을 값이 싼 세라믹재료로 대체시킨 것으로 원자재비용을 40분의 1로 단축시킬 수 있다. 삼성측은 이로써 연간 6백억원의 비용절감효과를 얻어 경쟁국인 일본과의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2년부터 근 3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나온 이 신기술에 들어간 비용은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기술자금 1억5천만원과 우일전자의 7천5백만원 등 2억2천5백만원이 고작. 연구팀장을 맡았던 김인호박사는 “이번 기술계약을 계기로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신기술에 보다 관심을 쏟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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