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銀 주총분석]외부인사영입 소극적…개혁의지 퇴색

  • 입력 1998년 8월 20일 19시 40분


조흥 외환 강원 충북 등 4개 은행이 일제히 주총을 연 것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조건부 승인의 ‘조건’으로 기존 경영진의 대폭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비상임이사로 구성되는 기존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사실상 경영진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 외부인사를 참여시킨 경영자선정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

그러나 임원 선임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라는 금감위의 ‘권고’와는 달리 내부인사가 행장으로 승진 또는 유임되거나 전무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둬 금감위의 의지가 상당부분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조흥은행의 경우 위성복(魏聖復)행장대행을 행장으로 선임한데 대해 “은행이 어려운 때 내부사정과 경영능력을 갖춘 행장이 필요했다”고 해명하지만 외부인사를 행장으로 영입하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또 재정경제부 등 금융당국 출신들이 ‘자리 욕심’을 내는 구태의연한 모습이 재연됐다. 그러나 4개 은행은 신임 감사를 모두 외부에서 영입,‘제대로 된’ 감사를 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금까지 은행 감사는 내부 임원 중 임기가 끝난 임원들이 자동 승진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다보니 ‘봐주기 식’ 감사가 비일비재했으며 지금의 은행 부실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전현직 간부 3명이 시중은행 감사로 선임돼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도 따르고 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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