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LG 대우 SK 등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급 임원으로 구성된 전경련 구조조정 태스크포스(간사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는 2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3차 모임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 5대그룹은 정부가 예시한 구조조정대상 10개 업종중 이달 말까지 최소한 3개 이상에 걸쳐 다양한 기법의 조정안을 마련하고 9월10일쯤 자동차를 포함하는 전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
손부회장은 “태스크포스가 개괄적인 구조조정 방향에 합의한 만큼 앞으로는 구조조정본부 혹은 개별 사업부 소속 임원급에서 더욱 구체적으로 조정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간보다 업종별 구조조정이 더 유력〓손부회장은 이날 “앞으로 ‘빅딜’이란 용어대신 ‘사업구조조정’이란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업교환 외에도 그룹사들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인수합병(M&A) 등다양한구조조정 방안을검토하고있다는 것.
실제로 철도차량 항공 등 5대그룹 계열사들의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업종에서는 공동 현물출자 등을 통해 단일 회사를 세운 뒤 외자를 끌어들이는 방안이 비중있게 논의되고 있다. 손부회장은 “자동차 이외 업종의 구조조정안을 이달내 마련한다”고 설명.
▼기아자동차 낙찰이 큰 변수〓당초 5대그룹은 이달 말까지 조정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이 끝난 뒤 “자동차산업을 포함하면 공개시기는 다음달 10일로 늦어질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기아자동차 낙찰자 선정과 그룹간 이견조정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
흥미로운 점은 손부회장이 이와 관련해 “기아차가 낙찰될 경우 재계 차원에서 자동차를 구조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것. 이는 △기아가 삼성그룹으로 낙찰되는 상황을 염두에 뒀거나 △포드로 낙찰되더라도 빅딜논의의 출발점이었던 삼성자동차의 존폐는 재계가 결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일각에선 해석.
이에따라 우선적인 조정대상 업종은 5대그룹이 골고루 참여한 업종이 될 전망. 5대그룹 뿐만 아니라 6대 이하 그룹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업종의 경우엔 5대그룹 사업범위내에서만 논의한다는 입장.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가 예시한 10대 업종중 철강 PC 등과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업은 일단 조정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