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투신 개인고객에 최고 １천만원 가지급…금감위

한남투자증권의 개인 고객은 24일부터 한남투신 본지점을 통해 수익증권 시가평가액(주식 채권 등의 운용결과)의 50% 범위 내에서 최고 1천만원까지 가지급받을 수 있다. 시가평가액이 5백만원 이하인 사람은 70%까지 찾을 수 있다.

법인 고객은 수익증권을 담보로 시가평가액의 50% 범위 내에서 최고 2천만원까지 국민은행 본지점을 통해 대출(이자율 미정)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21일 이같은 한남투신 고객대책을 발표했다.

금감위는 또 실사기간을 1개월 단축해 한남투신 신탁재산을 인수하는 투신사를 통해 이르면 9월14일부터 실적에 따라 고객재산(신탁상품에 가입한 돈)을 정식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위는 한남투신 인수사에 2조5천억원을 저리로 지원키로 했다.

▼원금 보장되나〓한남투신 인수사는 증권금융이 연 6.5%(복리)의 5년 만기 무기명 장기채를 10월31일 발행하면 이 자금을 저리로 빌려 쓰고 투신안정기금에서 연 8%로 5천억원을 빌려 쓰게 된다.

시중금리와의 차이에서 생기는 돈은 총 6천억원 정도여서 원금을 보장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한남투신이 신탁재산에서 빌려 쓴 1조3백98억원 중 고유계정을 청산하면 5천7백억원이 모자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대출 규모와 기간을 늘리면 추가재원이 생길 수도 있다.

국민회의는 ‘수익자보호기금’을 신설, 한남투신 인수사가 원금을 보장할 경우 부족분을 보전해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처리원칙 오락가락〓한남투신 고객은 정부의 직접 지원이 아닌 우회적인 방법으로 원금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투자자의 원금보장 여부에 전국적으로 80여만명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데다 광주 전남에선 39만명의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보게 되면서 ‘제2의 광주사태’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민심이 흉흉한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한남투신이 광주 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고 가입자들이 대부분 지역주민이라는 점에서 특정지역에 대한 특혜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신탁재산은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므로 원금 보장이 원칙적으로는 안된다.

그러나 신세기투신이 작년말 한국투자신탁으로 넘어갈 때 원금 이상을 지급하고 부족분을 정부가 보전키로 해 원칙이 깨졌다. 이어 5개 은행을 퇴출하면서 실사 완료 전 환매 고객에 대해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 결국 정부가 혼선을 자초했던 것.

이번에 금감위는 “잘못된 관행을 답습할 수 없다”며 원칙 고수를 선언했다. 퇴출은행의 신탁재산 3조원이 9월 중 환매되고 부실 투신사를 곧 구조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탁재산은 투신사 1백47조원, 은행권 1백60조원 등 3백조원 이상이어서 부실이 10%만 돼도 30조원을 재정에서 보전해야 한다는 계산.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