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는 현재 9∼10% 수준에서 움직이는 한국은행 RP 입찰 금리를 7%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낮춰 현재 은행권내에 묶여 있는 자금을 시중으로 끌어내려는 구상이다. 또 본원통화를 단계적으로 늘려 시중의 유동성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자금방출 시기는 현금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둔 10월 초 이전으로 잡았다.
최근 본원통화 잔액은 18조6천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본원통화 한도(25조4천억원)까지 여유분인 6조8천억원 범위내에서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통화안정증권을 한은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본원통화를 공급할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은 RP 금리가 7%까지 내려가면 은행들이 다른 자금운용처를 찾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로 자금을 풀면 우선은 안전한 국공채를 사겠지만 우량 기업에 대출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曺東徹)박사는 “경기가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고 가계 소득이 크게 줄어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돈을 풀더라도 한은이 우려하는 물가상승 압력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 박철(朴哲)자금담당이사는 “금융기관이 대출수요가 있어 한은에 자금공급을 요청하면 본원통화를 신축적으로 풀 용의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대출수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반병희·이강운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