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韓銀, 「통화량 공방」 가열 조짐

  • 입력 1998년 8월 25일 19시 26분


재정경제부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위해 9월말경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연 7% 수준까지 끌어내린 뒤 6조원 이내에서 본원통화를 시중에 푸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본원통화 확대가 신용경색 완화와 경기회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재경부는 현재 9∼10% 수준에서 움직이는 한국은행 RP 입찰 금리를 7%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낮춰 현재 은행권내에 묶여 있는 자금을 시중으로 끌어내려는 구상이다. 또 본원통화를 단계적으로 늘려 시중의 유동성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짜고 있다. 자금방출 시기는 현금수요가 많은 추석을 앞둔 10월 초 이전으로 잡았다.

최근 본원통화 잔액은 18조6천억원에 머무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본원통화 한도(25조4천억원)까지 여유분인 6조8천억원 범위내에서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통화안정증권을 한은이 사들이는 방식으로 본원통화를 공급할 계획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은 RP 금리가 7%까지 내려가면 은행들이 다른 자금운용처를 찾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로 자금을 풀면 우선은 안전한 국공채를 사겠지만 우량 기업에 대출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曺東徹)박사는 “경기가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 있고 가계 소득이 크게 줄어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돈을 풀더라도 한은이 우려하는 물가상승 압력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 박철(朴哲)자금담당이사는 “금융기관이 대출수요가 있어 한은에 자금공급을 요청하면 본원통화를 신축적으로 풀 용의가 있지만 지금은 그런 대출수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반병희·이강운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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