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철(金哲)대변인은 26일 주요당직자회의 후 청문회의 연내 개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경제청문회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현재의 경제상황이 대단히 어려운 만큼 개최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파업사태 해결 이후 한국 경제 전망이 비관적으로 돌아섰다는 외신 보도를 인용하면서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청문회를 여는 것이 경제회생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 정대철(鄭大哲)부총재도 이날 열린 당무회의에서 청문회 개최 신중론을 폈다. 그는 “청문회에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부자가 초점이 될텐데 그러면 과거 민주화 세력과의 연대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민련 김동주(金東周)의원도 당무회의에서 김전대통령의 청문회 증언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대다수 여권 관계자들은 청문회의 연내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이 청문회 시기를 늦추자고 주장하는 의도가 자신들이 속했던 구여권에 의한 경제실정이 속속 드러나 정국주도권을 잃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것.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청문회는 우리당의 대통령선거 공약”이라며 “올해초 외환위기 상황이 워낙 급박해 시기를 늦춘 만큼 더이상 미루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