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이전에 1단계 금융 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더라도 대량실업과 부도사태가 잇따라 ‘수술에는 성공하고 생명은 죽이는’ 결과가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대두한다.
전지 및 포장용 필름 제조업체인 서통은 최근 주거래은행의 자산재평가결과 우량기업으로 판정받았지만 차세대 전지인 3차전지 개발프로젝트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7월의 건전지 국내 판매가 6월보다 10% 줄고 포장용 필름은 25%나 감소, 몫돈이 들어가는 신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
전국적으로 제조업 설비의 36.3%가 놀고 있는 상황은 소비위축―생산위축―투자위축의 악순환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과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고용불안 때문에 소비는 현재의 소득 감소보다 더욱 크게 줄고 있다. 우리 경제 최후의 버팀목인 수출이 5월이후 작년동기대비 감소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도 경제회복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외환위기를 겪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하락(평가절상)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를 포함한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에 있어 반도체 자동차 화학제품 등 주력 수출상품의 수출 위축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마저 무너지면 향후 성장률 하락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병희·이강운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