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장기불황」 경고…2분기 GDP -6.6%

  • 입력 1998년 8월 27일 19시 32분


우리 경제가 심각한 마이너스 성장시대로 들어섰다. 각종 경제지표가 ‘사상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잇따라 발표돼 경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27일 한국은행은 2·4분기(4∼6월)중 우리 경제가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부문에서 사상 최악의 실적을 보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6.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 상반기(1∼6월) 전체로는 -5.3%로 한은이 성장률 추계를 내기 시작한 53년 이래 최악.

통계청도 이날 내수부진과 자동차업계 파업 등으로 7월의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63.7%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더욱 큰 문제는 금후의 우리 경제를 예고하는 지표들이 더 나쁘게 나왔다는 점.

향후 6∼7개월간의 경기를 가늠케하는 선행종합지수는 작년 동월대비 -3.3%를 기록해 2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기 불황에 대비하라는 경고성 지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GDP성장률〓4∼6월 성장률 -6.6%는 2차 석유파동기였던 80년 10∼12월의 -7.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1∼3월(-3.9%)에 이어 2분기째 마이너스성장으로 그 폭이 더욱 커졌다.

한은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는 시점이 더욱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에 따르면 성장의 견인차인 제조업 생산은 2·4분기 중 사상최대치인 작년동기대비 10.0%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비와 투자 등 향후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내수부문 지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4분기중 민간소비 역시 실업과 임금삭감 등으로 소득수준이 크게 줄면서 사상 최악인 12.9%나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 소비는 무려 47.4%나 줄었다.

이 기간중 기업의 설비투자는 52.4%나 감소해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7월 산업활동〓소비지표인 도소매판매도 7월중 자동차판매 급감 등의 영향으로 작년동기 대비 17.4%나 줄어 80년 이 부문의 통계 작성 이후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23.6%가 줄었다.

전체 생산의 경우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감소세가 지속된 가운데 현대자동차 등 주요 사업장의 생산 차질로 작년 7월에 비해 12.9% 감소했다.

국내 건설기성액과 건설수주도 각각 15.7%와 41.0%가 줄어 건설경기의 침체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반병희·이강운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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