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석유화학-항공-철도차량 구조조정의향서 교환

  • 입력 1998년 8월 31일 19시 24분


5대 그룹이 금주중 반도체 발전설비 철도차량 석유화학 항공 정유 선박용엔진 등 7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최홍건(崔弘健)산업자원부차관이 31일 밝혔다.

5대 그룹 회장들은 이날 오후 회동을 갖고 각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이 마련한 자율구조조정안 문안을 놓고 막바지 협의를 벌였다.

그 직전 최차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5대 그룹은 우선 석유화학 항공 철도차량 등 3개 업종의 구조조정에 관한 의향서를 교환한다”고 밝혔다.

7개 업종 중 석유화학은 퇴출 업체가 없어 지역분할이나 단일 공동회사 설립 방식이 유력하며 정유와 반도체는 구조조정 협의에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다고 최차관은 말했다.

이번 자율구조조정안에는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은 없고 주로 공동회사 설립과 인수합병 후의 외자유치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고 최차관은 전했다.

당초 정부가 구조조정 대상업종으로 제시한 10개 업종 가운데 컴퓨터 조선 박막액정화면(LCD) 철강 자동차 등 5개 업종은 일단 제외되고 정유와 선박용엔진 업종이 추가됐다. 5대 그룹은 컴퓨터 조선 LCD를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키로 합의했고 철강업종은 5대 그룹 중 현대만 사업을 하고 있어 추후 별도로 논의키로 했다.

자동차업종에 대해 최차관은 “기아자동차 국제입찰 결과를 지켜본 뒤 별도로 논의될 것이므로 이번 자율구조조정안에서는 제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차관은 “재계는 1차 자율구조조정안이 마련된 이후 건설중장비 등에 대한 2차 자율구조조정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안다”며 “이때는 6대이하 재벌들도 참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5대그룹 자율구조조정안 제출 시한으로 제시했던 이날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은 29일부터 시작한 문안 작성을 마무리해 그룹 총수들에게 넘겨 추인절차를 밟았다는 게 산자부의 얘기다.

최차관은 “재벌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안이 만들어지면 받아들일 생각”이라며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그룹에 대해서는 금융지원 중단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기아자동차 처리는 채권단과 컨설팅업체가 결정할 사안이며 유찰이 되더라도 국제경쟁 재입찰을 통해 낙찰업체를 선정하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