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일부 금융기관이 환투기에 나서 외화유출 현상이 빚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자칫하면 국내시장에서 달러화 부족현상이 나타나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가치가 급락)할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내외금리 역전〓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8월 31일 현재 정부가 발행한 10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는 28일의 9.59%보다 0.41%포인트가 올라 두자릿수인 10.0%를 기록했다. 여기에 10년만기 미국 재무성채권(TB)의 금리 4.98%를 합친 유통수익률은 연14.98%로 머지않아 15%를 넘어설 전망.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의 유통수익률은 TB유통수익률에 무려 15%의 가산금리가 얹혀 연 20%대에 들어섰다. 한편 국내 금리는 정책당국의 강력한 인하의지가 반영돼 계속 내려가는 추세.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연11%대까지 내려왔다.
똑같은 기업의 채권을 국내에서 사면 11%의 수익률로 비싸게 사지만 외국에서는 20%대의 수익률로 싸게 살 수 있다. 내외 금리차가 무려 9%포인트에 육박하고 있는 것.
소비자금융 부문에서도 일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한자릿수로 내렸다. 국민 주택 보람 제일은행 등은 연 10.0∼10.5% 수준이던 만기 1∼3개월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9.0∼9.9%로 인하했다.
▼부작용〓내외금리가 역전된데 그치지 않고 그 차이가 날로 커지자 국내 진출 외국금융기관은 물론 국내 금융기관들까지 수익률이 더 높은 해외발행 채권을 사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싼 이자로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돈이 달러로 바뀌어 외국에서 달러표시 채권을 사는데 쓰이는 일종의 외화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투자신탁 종합금융 증권 생명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해외에서 한국물 채권을 살 때 환위험을 피하기 위한 헤지거래에 관해 잇따라 문의하고 있다”며 “이들이 최근 보름새 3억∼5억달러 가량을 해외채권에 투자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해외채권 투자를 위한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수함에 따라 원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들은 “8월말에는 수출대금(달러)이 유입되는데도 달러값이 뛰는 기현상을 보였다”며 “이런 경향이 가속화하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속히 뛸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의 금융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해외물 채권값이 폭락(유통수익률이 폭등)하고 있으나 정상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