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설비규모 및 발전용량 기준으로 세계 9위의 원자력발전국가로 발돋움했다.
최근 기공된 울진 5,6호기도 3호기와 같은 한국표준형 원전으로 공사비 3조4천억원을 들여 2004년과 2005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한국표준형 원전이란 한국의 자체기술에 의해 개발된 원전으로 원자로형은 경수로이고 전기출력은 1백만㎾급을 표준으로 삼는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78년 고리원전 1호기 가동으로 원자력발전시대를 연 지 20여년만에 독자적인 원전을 갖게 됐다”며 “이제 한국은 원자력설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자립도가 95%에 달하고 부품 국산화율이 50%를 넘는다”며 “내년부터 미국업체와 손잡고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원전 수출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표준형 원전은 동양인의 체형과 운전관행에 맞도록 설계돼 인적 실수로 인한 문제점 발생을 최소화했다. 안전감압 설비를 최초로 도입하고 비상발전기가 추가 설치되는 등 안전성이 한층 강화됐다.
따라서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발주하는 원전건설 프로젝트에 미국 캐나다 등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북한에 짓는 원전의 건설비용이 50억달러에 달하는 것에 비추어 수출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금액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전은 전망했다.
그동안 한국이 축적한 원자력발전 노하우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원자력업계 전문지인 뉴클리어닉스 위크지는 원전의 안전성과 관련 있는 원전 운영능력에서 한국이 이용률 88.19%로 원전을 10기 이상 보유한 국가중에서 수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원자력문화재단 김종흡(金鍾洽)차장은 “원자력발전은 연료비점유율이 12.3%로 타발전원보다 낮고 공해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며 “지난해 전력 소비량의 34.3%를 원자력발전소가 공급해 이미 주력 에너지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직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원전 안전성 문제를 비롯해 원전주변지역 주민들의 이해, 신규부지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번 한국표준형 원전 가동을 계기로 이들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와 여론수렴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원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