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그 일환으로 5대 그룹에 대한 무역금융은 불허하는 대신 종합상사들이 요구해온 무역어음 할인액의 동일인 여신한도 제외를 3∼6개월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의 무역어음 할인금리를 현행 15∼18%에서 12∼13% 수준으로 낮추고 산업은행의 무역어음 할인 대상업체에 종합상사를 새로 포함시키기로 했다.
산자부는 18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삼성 현대 대우 LG 등 7개 종합상사 관계자와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촉진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대기업 종합상사 수출증진책을 마련했다.
박태영(朴泰榮)산자부장관은 이같은 방안을 곧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해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박장관은 최근 정부과천청사 내에 있는 존 도스워스 IMF서울사무소장을 찾아가 대기업 수출금융 지원에 대한 IMF측의 입장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도스워스소장은 박장관에게 “5대 그룹 계열사에 대한 금융지원은 어떤 형태이든 허용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못박았다고 산자부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따라 대기업 수출증진대책을 둘러싸고 정부와 IMF간에 마찰이 생길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이날 수출촉진간담회에서 박장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4백억달러 달성을 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라는 것이 대통령의 지시”라며 “앞으로 종합상사들의 수출애로를 해소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벌그룹 계열 종합상사들에 대한 지원 문제는 부처간에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고 IMF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최종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 주목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정부가 이를 강력하게 밀어붙일 경우 미국업체의 이익을 반영하고 있는 IMF와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종합상사들은 “외국계 은행의 신규대출 중단과 기존대출금 회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내 중소기업체들이 국내 상사의 금융상 애로 때문에 일본 상사 쪽으로 거래선을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합상사들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부채비율 축소의 예외인정 △무역어음 할인금리 9%까지 인하 △환가료 인하 △연불수출자금 지원대상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할인금리를 9%까지 낮추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에 피소될 우려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평균 환가료를 정해 이를 어기는 업체에 대해서는 엄격한 창구지도를 해나가겠다고 밝혔으며 산자부는 인도네시아와 구상무역협정을 곧 체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는 9월의 수출이 15일 현재 38억7천4백만달러로 작년 동기에 비해 20.6%나 감소한 상황에서 열렸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