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은 퇴출은행을 인수한 은행측이 퇴출은행과 거래할 때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바람에 시중 금리보다 7,8% 비싼 이자를 부담하는 경우까지 있는 형편이다.
중동지역으로 연간 2천여만 달러의 모포를 수출하는 W사는 국민 동남 주택은행으로부터 무역금융을 쓰고 있다. 이 업체가 빌린 돈의 이자율은 국민 신한은행이 11, 12%인 반면 주택은행은 18%의 고율.
국민 신한은행은 시중 금리에 맞춰 대출 계약을 경신할 수 있지만 당초 거래하던 동남은행을 인수한 주택은행은 동남은행과 거래할 때의 금리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은행으로 부터 빌린 돈은 8억5천만원으로 매달 4백만원 가량의 이자를 더 부담하는 꼴이다.
대구의 양말 제조업체인 T사의 경우도 마찬가지. 거래하던 대동은행이 국민은행으로 인수된 이후 대동은행 시절의 고금리를 그대로 물고 있다. 이 회사가 이용하는 무역금융의 금리는 17%(보증료 포함시 18%), 대출금리는 19%(보증료 포함시 20%)로 역시 시중금리에 비해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인수은행들은 “퇴출은행과 거래한 업체들에 대한 금리 조정과 관련해 뚜렷한 지침이 아직 없다”고만 말하는 실정.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