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정은 IMF체제이후 가구소득이 평균 26% 줄었으며 적금과 보험을 해약하고 주택마련이나 자녀유학을 포기하는 등 가정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자유기업센터가 IMF 1년을 맞아 서울 및 신도시지역 주부 5백명을 대상으로 가정생활의 변화양상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4%가 IMF이후 가구소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늘었다는 답변은 1.8%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가구의 평균 월소득은 IMF이전 2백49만9천원에서 IMF이후 1백85만8천원으로 25.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감소의 여파로 주부들의 절반(49.4%)이 보험 적금 주택청약예금 등을 해약했으며 소비생활에서는 외식비 의류비 문화레저비 순으로 지출을 대폭 줄였다고 응답했다.
또 응답주부 세명중 한명꼴(30.4%)로 IMF이전에 추진하던 가계 계획을 포기했다. 포기항목은 내집마련 이사 집수리 등 주택관련이 50.7%로 가장 많았으며 △여행 자기계발 등 문화레저 20.4% △자동차 가전제품 등 물품구매 14.5% △자녀의 과외나 유학 대학진학 등 교육관련 10.5% △부모봉양 등 기타 3.9%의 순.
IMF는 또 가장과 가정의 생활패턴까지 변화시켰다.
응답가구 가장의 10.6%가 실직 또는 전직했으며 이중 40대와 사무직의 실직비율이 높았다. 응답자들은 가장의 음주문화에 대해 51.8%가 ‘저녁 술약속이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가장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25.8%가 ‘늘었다’고 답변했다.
가족끼리 주말을 보내는 방식도 IMF이전에는 △야외 등산(34.0%) △집에서 보낸다 (30.4%) △외식(17.2%) △외출(7.4%) 순이었으나 요즘엔 집에서 지낸다는 응답이 66.2%로 크게 늘어난 반면 △야외 등산(14.4%) △외식(6.6%) △외출(1.4%) 등의 답변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주부들은 장래에 대한 불안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취업에 대한 중압감이 커졌다.
응답 주부들은 가장의 실직에 대해 47.4%가 불안해하고 있으며 자신의 노후에 대해서도 49.4%가 불안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전업주부의 절반이상(61.6%)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으며 기회가 되면 이민가고 싶다는 주부도 16.6%나 됐다.
이밖에 응답자의 17%가량은 IMF이후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위장병 우울증 등 건강에 이상이 생겼으며 8.4%는 금전문제 등으로 부부관계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