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구가 창설되면 한국을 비롯, 해외 차입이 많은 신흥공업국 민간기업은 부채 경감과 상환기간 연장 등으로 부담이 줄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7개국이 ‘국제채권매입기구’의 창설을 검토중”이라며 “다음달 중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때까지 이를 확정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미 일본 정부에 이 기구의 창설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으며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일본대장상이 밝힌 ‘한국 및 동남아에 대한 3백억달러의 금융지원’중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도 기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제채권매입기구는 회생 가능한 신흥공업국 기업에 대한 선진국 금융기관의 채권을 원금보다 20∼30% 가량 낮은 가격으로 할인매입한 뒤 해당기업의 주요 채권자로서 부채삭감과 구조조정을 지원하게 된다.
미국이 90년대 초 파산은행의 처리를 위해 활용한 정리신탁은행(RTC)을 모델로 한 이 기구가 만들어지면 신흥공업국 기업에 융자한 선진국 금융기관도 비록 할인매각에 따른 손실은 있지만 부실채권을 조기정리할 수 있게 된다.
채권매입에 필요한 자금은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의 차입이나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하며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관이 보증을 서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채권매입기구가 처음으로 선진국 금융기관 채권을 매입할 국가는 인도네시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의 기업이 외국은행에서 차입한 금액은 인도네시아 전체 대외채무 1천3백억달러중 절반인 6백50억달러에 이른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