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세계 최대의 D램 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LG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3사는 ‘수출특수’로 그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자업계는 내다봤다.
반도체 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시장조사기관 가운데 하나인 IDC는 28일 발표된 ‘1999∼2003년 반도체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99년부터 2003년까지 전세계 반도체 산업은 연평균 13.2%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9.2% 줄어 1천2백40억달러에 머물겠지만 내년부터 두 자릿수의 성장을 거듭, 2003년에는 올해의 두배 가까운 2천3백20억달러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3년간 가격 폭락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내년 하반기에는 수급 균형을 이루면서 가격도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가격은 6월 64메가 D램 8달러24센트, 16메가 짜리가 1달러 56센트로 바닥세를 보이다가 7월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30일 현재 각각 9달러50센트, 2달러선으로 상승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반도체시장의 주력제품인 64메가가 10달러를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30여 반도체업체가 모인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도 최근 ‘추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99년 하반기 이후 시장이 본격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년 반도체 시장은 올해보다 7% 성장한 1천3백3억달러, 2001년에는 1천7백1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WSTS의 보고서는 회원국 반도체 업체가 저마다 제시한 매출액 전망을 한데 모은 것으로 가장 정확한 보고서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WSTS는 특히 한국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램 분야의 경우 내년도에 14%의 고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3사의 생산능력은 삼성이 64메가 월 2천4백만개 16메가 1천만개, LG 64메가 1천1백만개 16메가 2천5백만개, 현대가 64메가 1천1백만개 16메가 1천5백만개 규모.
따라서 개당 가격이 1달러 오르면 각사의 이익이 2억달러이상 늘어나게 된다.
최근 잇달아 나오고 있는 ‘낙관적 전망’의 배경은 반도체 공급 물량의 감소.
IDC의 보고서는 “한국내 메이저업체(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가능성과 지난해 7위 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퇴출로 인해 내년 하반기에 D램 시장의 공급 과잉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진단했다.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Y2K’ 문제도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반도체 수요를 촉발시킬 호재가 될 것으로 이 보고서는 지적. Y2K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의 컴퓨터 관련 장비를 교체하는 데 따른 반도체 수요가 막대하기 때문.
시장이 살아나면서 공급 과잉을 전제로 이뤄졌던 반도체 빅딜 논의에 대한 회의론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전세계 D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국내 업체가 2사 체제에서도 같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