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김정일면담 의미]「경협합의」남북화해로 이어질까

  • 입력 1998년 11월 1일 20시 22분


현대그룹의 방북사업 합의와 관련,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일 “개별사업 사안별로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현대그룹이 통일부에 사업승인 신청을 하면 관계부처가 경제성 등을 검토해 한달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 경협사업은 황당무계하거나 회사 능력에 걸맞지 않는 것이 많다”며 “현대의 경우에도 재원 조달문제와 재력에 비해 큰 프로젝트인지 등 경제적 분석을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무튼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북한 김정일(金正日)의 면담은 앞으로 남북관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장 큰 성과는 북한의 최고통치자가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협문제에 지원과 협조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군사 정치분야에서의 대립과 경제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이 공존하는 한반도의 이중적 상황에서 향후 남북관계의 중심축이 정치보다는 경제 쪽에 놓이게 될 것임을 짐작케 한다.

실제로 김정일의 이같은 공언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진 북한 강경파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문제는 남북경협에 대한 김정일의 이같은 지원과 공언이 긍극적으로 남북 당국간의 대화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느냐의 여부다. 남북경협이 단순한 금강산관광에 머무르지 않고 남북 공동석유개발, 서해안공단조성 등 대규모의 장기적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면 민간 차원에서의 대화와 접촉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남북 화해와 협력의 단계로까지 발전하려면 책임있는 양국 정부간 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정일이 경협에 대해서는 많은 얘기를 했으면서도 당면한 이산가족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은 민간차원 대화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한기흥·박현진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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