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투자〓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중 외국인 직접투자 순유입액(총유입액에서 유출액을 뺀 금액)은 5억6천만달러로 작년 1년간 순유입액(12억7천만달러)의 44%를 기록했다.
올해 직접투자 순유입액이 △1·4분기(1∼3월) 2억7천만달러 △2·4분기(4∼6월) 8억1천만달러 △3·4분기(7∼9월) 16억4천만달러에 이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
올 1∼10월 직접투자 순유입 규모는 32억8천만달러로 작년 1년치의 2.6배 수준.
직접투자 자금이 투자계약 체결 후 실제로 국내에 들어올 때까지의 기간도 작년까지만 해도 평균 2년이 걸렸으나 최근에는 2∼3개월로 크게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전략이 국내에 공장을 신설하는 방식에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 한 요인.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의 시행으로 투자환경이 크게 개선된데다 기업 구조조정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어 직접투자자금 증가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투자〓외국인들의 한국 주식 채권 등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자금 순유입액도 10월중 6억1천만달러에 이어 이달에는 19일까지 3억3천만달러를 기록하는 호조세를 보였다. 올들어 이달 19일까지의 증시 순유입액은 42억2천만달러로 작년 1년치(10억8천만달러)의 3.9배 정도.
한은 관계자는 “외국 연기금(年基金)과 뮤추얼펀드(회사형 투신) 등 3년 이상 중장기로 운용되는 투자자금의 증시유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헤지펀드(투기성 단기자금)의 유출입에 따른 증시 불안요인도 상당히 가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환차익과 금리차익을 노리고 올 1∼3월에 국내로 들어왔던 10억달러 이상의 헤지펀드는 5∼8월중 대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금 등 중장기 투자목적의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국내에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은 국제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한국 외환시장이 안정추세를 보이는데 크게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에 진출한 일부 외국계 증권사는 “한국에 제2의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며 외국인 고객에게 한국주식 매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골드만삭스사의 경우 최근 이례적으로 약 5천억원어치의 주식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수,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매입열풍’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LG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한국주식을 매입할 때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선물을 매도하는 게 관례”라며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입한 것은 그만큼 한국증시를 좋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