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수출업계에 떨어진 지상 과제다. 산업자원부 무역협회 등 무역관련 기관들은 4백억달러 흑자 달성을 위해 ‘막판 스퍼트’에 들어갔다.
4백억달러 흑자는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이 연초 가능성을 처음 제기했고 하반기이후 정부와 업계가 연말 목표로 설정한 액수.
기업관계자들은 특히 “흑자가 3백99억달러에 머무는 것과 4백억달러를 돌파하는 것에는 대외신인도 제고 등 효과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4백억달러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산자부는 지난주에 무역상황실을 설치하고 연말 수출 독려 체제에 들어갔다. 산자부내 무역관련 실무자들이 총동원된 상황실에서는 1백개 주요 수출업체 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선적지연이나 무역금융 등 애로 사항이 접수되면 실무자가 바로 현장으로 뛰어나가고 있다.
정부는 또 내달 초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출진흥확대회의를 열어 연말 수출전선을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4백억달러 달성은 ‘박빙의 승부’가 될 전망. 전문가들간에도 낙관과 비관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0월초만 해도 4백억달러 달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무역협회도 10월초 흑자규모를 4백3억달러선으로 전망했다. 9월까지의 추세로 볼 때 이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10월말 이후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10월의 수출액은 작년보다 13%나 줄어 7월에 이어 두번째로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10월까지의 무역흑자는 3백18억달러. 4백억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11,12월에 82억달러를 추가해야 한다.
무협 관계자는 “이달 흑자가 35억달러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12월은 원래 수출이 많이 늘어나는 때라 4백억달러 달성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평회(具平會)무역협회장은 “4백억달러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고 3백80억∼4백억 달러선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신중한 입장.
정부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산자부는 8월까지만 해도 4백억달러 흑자를 자신했으나 10월들어 박태영(朴泰榮)산자부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수출목표를 당초보다 10% 줄인 3백60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연말 수출 환경은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있어 4백억달러 달성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는 상황.
산자부 오영교(吳盈敎)무역정책실장은 “흑자 4백억달러 달성은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국민의 자신감 회복 등 무형의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재 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