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대상기업 총사령탑 스토리]삼성自 이대원부사장

  • 입력 1998년 12월 9일 19시 42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설이 처음 흘러나온 2일. 삼성자동차 사령탑인 이대원(李大遠·57)부회장은 외자유치를 위해 미국출장 중이었다.

그는 “시간을 좀 더 주면 외자유치로 자력경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텐데…”라며 지난주말 귀국직전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나 7일 정재계간담회에서 빅딜사실이 공식발표되면서 그는 동분서주했던 자동차소그룹장으로서 역할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부회장이 기계소그룹장에서 자동차 부문으로 옮긴 것은 삼성차 출범을 석달 앞둔 작년 12월. 재계는 이에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동차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삼성의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였다.

서울대상대 출신에 추진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그는 관 재계뿐만 아니라 발이 넓어 수시로 해외를 다니며 자동차사업을 지휘했다.

특히 기아인수와 사업포기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건희회장에게 기아인수를 설득하는 한편 미국 포드사와 제휴를 추진, 기아인수 쪽으로 여론을 몰고가기도 했다.

기아인수 실패후 그룹내에서 ‘자동차포기설’이 제기되자 사장단회의 등을 통해 ‘독자경영’을 강력히 주장했다.

측근들은 “이부회장은 마지막까지 자력경영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강력한 구조조정과 인력감원을 추진하려 했다”고 말한다.

이부회장은 삼성자동차의 마지막 ‘구원투수’로 등판, 최선을 다했지만 자력경영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삼성맨으로서의 33년도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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