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신용평가가 5대 그룹의 상반기 영업실적과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작년에 비해 삼성만 다소 완화됐을 뿐 현대와 대우 LG SK의 차입금 의존도가 60%를 넘어 작년보다 악화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차입금(장단기차입금 및 회사채)을 총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5대 그룹은 운전 및 투자자금의 절반 이상을 남의 돈을 빌려와 경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에는 차입금 의존도가 높았고 금리도 큰 폭으로 올라 5대 그룹의 수익성은 하락했다.
현대는 전기전자부문이 작년 이후에 적자로 돌아서고 올 상반기에는 자동차부문도 매출 감소로 적자가 발생해 매출액 순이익률이 -0.9%였다. 1천원어치를 팔아 9원의 적자를 본 꼴이다.
LG 역시 작년 이후 전자와 기계부문의 적자가 계속 누적되면서 순이익률이 -0.9%를 기록했다. 대우는 금융비용이 늘어나면서 순이익률이 작년 0.9%에서 올 상반기에는 0.6%로 0.3% 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인수한 쌍용자동차의 순손실 3천7백71억원을 추가하면 상반기에 1천9백13억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삼성은 기계부문이 흑자로 전환되고 전자도 영업이익률이 개선돼 순이익률이 작년 0.3%에서 상반기에 1.0%로 늘어났다. SK는 상반기 순이익률이 1.5%로 5대 그룹중 가장 높았다.
삼성과 LG SK는 매출채권을 줄이면서 차입금이 줄어든 반면 대우와 현대는 각각 세계경영과 공격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차입금이 늘어났다.
현대는 매입채무가 줄어들면서 운전자금의 부담이 늘어나고 공격경영에 따라 투자자금이 계속 필요하게돼 자금부족현상이 이어졌다.
대우는 영업외 투자자금 소요가 줄었지만 세계경영으로 매출채권 등 운전자금부담이 급증해 자금부족이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진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