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의 어려운 경제환경을 헤치고 올 한해 고성장을 이룩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환경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는 순발력과 끊임없이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저돌성, 새로운 유통채널 개발 등이 이들 기업의 성공비결.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거둔 타깃마케팅〓칫솔 전문제조업체 크리오㈜는 올해 매출 1백20억원으로 작년대비 300%의 고성장을 일궈냈다.
크리오가 ‘닥터 클리오’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진출한 것은 95년 3월. 이미 10여개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제품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첫해 매출은 8억원. 96년 2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1억원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올해의 성과에 비하면 미미하다. 칫솔의 생명인 칫솔모의 재질과 가공상태가 외국 제품에 뒤지지 않고 칫솔모 끝을 둥글게 다듬어 잇몸 손상을 막는 라운딩 기술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지난해까지 매출증가 요인.
그러나 IMF체제이후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생필품인 칫솔시장에도 한파를 몰아왔다.
올해초부터 가파르게 떨어지는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크리오는 특정고객과 특정상권을 선정해 집중 공략하는 ‘디 마케팅’전략을 선택했다. 서울과 수도권지역 대형할인점과 백화점 위주로 판매처를 바꿔 일반소매점과 중소도시까지 유통망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줄였다. 이와 함께 30대 가정주부에 초점을 맞춰 광고공세를 펴고 크리오를 사면 다른 생필품을 하나 더 주는 이종업체간 공동마케팅을 펼쳤다.
▼새로운 유통채널 개발〓압력밥솥 전문업체인 마마㈜는 TV홈쇼핑이라는 새로운 유통광맥을 발견해 성공한 경우. 케이블TV LG홈쇼핑을 통해 마마압력밥솥을 판매하기 시작해 올해 5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작년대비 두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홈쇼핑 판매를 시작한 이후 일반대리점에서만 판매했을 때보다 매출이 10배 이상 뛰었다.
홈쇼핑은 판매관리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것이 장점. 때문에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갖고 있지만 자금이 모자라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마마는 LG홈쇼핑과 공동으로 고객취향을 조사한 후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집어넣은 독자모델을 개발했다. 애프터서비스 인력을 강화하고 구입후 한달 이내에는 무조건 반품을 받아주며 최단시간에 제품이 도착하도록 해 신뢰감을 쌓는데 주안점을 뒀다.
▼수출부진을 틈새시장 진출로 만회〓내의 수출전문업체였던 전방군제㈜는 IMF체제이후 수출부진을 내수시장 진출로 만회했다. 주로 일본에 내의를 수출해오던 전방군제는 IMF체제이후 일본내 판로가 막히면서 수출이 어려워지자 발빠르게 국내 내의시장에서 틈새를 찾아냈다. 우리나라 여성 속옷시장에서 40대 이상 주부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을 집중공략하는 속옷을 개발, 시장에 내놓았다.
그동안 속옷시장의 사각지대였던 할인점에 진출해 E마트를 통한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에서만 1백89억원어치를 팔아 작년보다 45% 매출이 늘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