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현대, 「잠수함 경쟁입찰」논란 가열

  • 입력 1998년 12월 29일 19시 48분


대우중공업이 잠수함 사업을 현대중공업이 참여하는 경쟁입찰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국방부 방침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신영균(申英均)대우중공업 사장은 29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방부 경쟁입찰 방침은 대우에 대한 왜곡된 실사평가를 토대로 한 것”이라며 “국방부가 문제를 합리적으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의 입장〓대우는 국방부의 실사평가가 왜곡되는 등 정책결정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의 잠수함업체 실사평가팀은 9월 실사결과 대우중공업은 연간 건조능력이 인력기준으로 0.67척에 불과해 연간 0.94척의 발주물량을 소화하기엔 부족하기 때문에 복수경쟁체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대우는 “88년 독일 HDW사의 평가결과 대우의 설비기준 연간 건조능력은 2척으로 조사됐으며 국방부 실사평가팀장도 10월 중간평가 협의시 1.5척으로 제시했다”며 “잠수함 정책이 최종확정되는 과정에서 실사결과가 왜곡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잠수함사업을 독점해온 대우는 87년 국방부로부터 잠수함 3척을 수주한데 이어 89년 잠수함 전문화업체로 지정된 이후 6척을 수주했다.

대우 수주에 반발한 현대는 국방부에 잠수함 업체를 복수화 해줄 것을 요청, 91년 전문화 복수업체로 지정됐으나 지금까지 수주물량은 전무한 실정.

대우는 “다른 업종들은 중복투자를 해소하기 위해 과감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유독 잠수함사업만 전문업체 체제에서 경쟁체제로 가겠다는 것은 이해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대의 입장〓대우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현대중공업도 이날 ‘차기 잠수함 사업에 대한 당사의 견해’를 발표했다. 현대는 “91년 현대도 잠수함 전문화업체로 지정받았지만 잠수함 발주가 수의계약방식으로 이뤄져 사실상 대우의 독점체제가 지속돼왔다”며 “방위산업을 빠른 시일내에 국산화하고 국방예산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

현대는 잠수함 초기계획단계인 70년대부터 잠수함 건조기술을 축적해오는 등 기술면에서도 대우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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