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은행이 2천8백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4·4분기(10∼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중 제조업체들이 느낀 업계 전반적인 경기를 지수화한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전분기보다 22포인트 높아진 69를 기록했다.
업황 BSI는 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졌다’는 의미이고 100보다 낮으면 ‘나빠졌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수.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경제상황을 가늠하는 지수로 활용된다.
4·4분기 지수(69) 역시 여전히 100보다 낮기 때문에 ‘좋아졌다’고 해석할 수는 없지만 전분기보다 높아졌다는 점에서 ‘전분기에 나빠진 것보다는 덜 나빠졌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내년 1∼3월을 전망한 업황 BSI는 73이어서 기업들이 내년에는 경기부진이 올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내다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올해 3·4분기에 조사한 4·4분기 전망에서는 업황 BSI가 54를 기록했으나 4·4분기 실적치는 69가 나왔다. 이처럼 실적치가 전망치보다 높게 나온 것은 기업들이 ‘예상외로 경기침체가 완화됐다’고 느끼고 있다는 조짐.
이번 조사에서 내년 1∼3월 설비투자 BSI는 여전히 100을 넘는 117로 집계돼 기업들이 과잉설비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올해 7,8월의 123보다는 줄었다.
내년 1∼3월의 고용수준 BSI도 105로 인력을 더 감축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었으나 올해 7∼9월의 118에 비하면 감원폭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1·4분기 자기분야에서 장사가 잘 될 것으로 자체평가한(업황 BSI 100이상) 업종은 전기가스(131), 사무기기와 조선운수(각 105), 어업(105) 등이다.
반면 비관적으로 본 업종은 문화예술(43), 비금속광물(45), 건설 및 부동산(45) 등이었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