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샘물 안방서 맛본다…내년 5월께 반입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17분


하도 맑아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금강산 계곡물. 남한 관광객들이 손으로 떠서 벌컥벌컥 들이마신 그 ‘수정물’을 안방에 앉아 맛볼 수는 없을까.

4년째 금강산 샘물사업을 추진중인 의류업체 태창(사장 이주영·李柱泳)이 새해 ‘금강산 샘물 남한 반입’을 목표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올 4월 불의의 부도로 반년 이상 이 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던 태창은 이달 들어 공장건설 등을 재개했다.

94년 남북교류사업 승인을 받은 태창은 97년 금강산 초입 온정리에 샘물공장을 지어왔다. 남한 관광객들이 금강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공장은 3만평 부지에 세워진 산뜻한 건물. 취수원인 외금강 동석동까지 3.5㎞의 배관도 뚫었고 전기시설도 갖추고 있다. 태창은 게다가 제품 수송을 위해 원산∼온정리간 철도까지 복원하는 등 갖은 공을 다 들였다.

이 모든 노력들은 회사가 쓰러지면서 물거품이 되는 듯했으나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화의인가를 받아냄으로써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태창은 내년 1월 포장설비 등을 다시 북한에 들여보내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금강산 공장을 점검하고 온 태창 오병권(吳炳權)부장은 “북한측 파트너가 잘 관리를 해줘 내년 5월 이전에 공장을 완공, 하루 5백t씩 생수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창은 샘물 일부는 관광객 식수로 제공하고 나머지는 남한에 들여올 계획. 금강산 샘물 본래의 맛은 살리되 철저한 정수처리를 거칠 방침이다.

태창은 막대한 운송비 부담을 덜기 위해 현대그룹과 협력을 모색중이다. 현대도 “중소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라 호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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