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美뉴브리지에 팔릴듯…정부, 31일 결정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17분


제일과 서울은행의 해외매각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정부와 해외인수기관간의 막판 조율이 계속되고 있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은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두 은행 해외매각에 관한 대책을 협의했다.

이와 관련, 진동수(陳棟洙)금감위 제1심의관은 “해외투자기관과 하루 더 협상을 해서 31일 오후에 연내 매각 혹은 1월중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일은행의 경우 미국 투자기관인 뉴브리지 금융컨소시엄이 55% 안팎의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 소식통이 밝혔다.

진심의관은 “해외투자기관들이 우리측이 제시하는 추가조건을 들어줄 경우 31일 두 은행의 해외매각 협상이 일괄 타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측의 요구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매각지분과 가격을 놓고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뉴브리지 금융컨소시엄과 영국계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30일 오전 두 은행중 제일은행을 우선인수 대상으로 해 각각 자신들의 인수조건을 당국에 통보했다.

이들 해외금융기관은 조건이 수용될 경우 연내에 양해각서교환이 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매각은행의 지분을 51%만 넘기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이에 대해 해외투자자들은 80%선을 고집했으나 현재 뉴브리지 컨소시엄은 55% 안팎까지, HSBC는 60%대까지 수용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액주주의 지분 소각과 부실자산의 분리 등에 대해서는 이들이 아직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위 관계자는 “그동안 제일은행 매각 협상은 HSBC와 보다 심도있게 진행돼 왔으나 막판에 뉴브리지 측이 훨씬 나은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양상이 바뀌게 됐다”며 “정부는 이같은 방안의 최종 수용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경제여건이 호전되는 등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며 “시간을 끌수록 유리한 조건을 얻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