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품목 5대그룹서 절반 차지

  • 입력 1998년 12월 30일 19시 34분


시장지배적 품목이나 사업자에서 5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져 5대그룹의 독과점적 지위가 갈수록 굳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1년간 국내시장규모가 1천억원 이상으로 품목별 시장점유율이 1개사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가 75% 이상일 때 시장지배적 품목 및 사업자로 지정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출고조절이나 타사업자 방해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을 때 일반 불공정행위(과징금 매출액의 2% 이내)보다 무거운 처벌(매출액 3%이내의 과징금)을 받는다.

30일 공정위는 99년도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1백29개 품목, 3백24개 사업자를 지정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2개 품목, 58개 사업자가 새로 지정되고 11개 품목, 45개 사업자가 제외돼 올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1개 품목, 13개 사업자가 증가했다.

5대그룹이 시장지배적 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39.8%에서 99년 45%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30.9%에서 99년 33.0%로 높아져 5대그룹의 경제력 집중도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의 비중은 시장지배적 품목에서 98년 66.4%에서 99년 67.4%로 약간 높아진 반면 시장지배적 사업자에서는 98년 55.3%에서 99년 54.6%로 소폭 감소, 재계 판도변화를 반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98년에 이어 계속 지정된 품목(1백6개) 중에서 사업자간 시장점유율 순위가 바뀐 품목이 35개이고 상위 3사에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한 품목이 17개나 된다”며 “전반적으로 사업자간 경쟁이 활발해졌다”고 평가했다.

참치통조림의 경우 98년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동원산업과 오뚜기 2개사였으나 99년에는 사조산업이 진입, 3개사가 지배하는 시장이 됐다.

라면시장에서도 농심과 삼양식품만 시장지배적 사업자였으나 99년에는 오뚜기가 추가됐고 사이다 시장에서도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이 새로 등장, 2사 체제로 바뀌었다.

한편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내년 4월부터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사전지정 제도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불공정행위가 일어날 때마다 당시 시장상황을 분석,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가린 뒤 처벌 정도를 정하게 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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