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올해 금융 구조조정은 제2금융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금융 구조조정 방향〓금감위는 이르면 이달부터 생명보험 리스 신용금고 등에 본격적으로 손을 댄다.
작년에 구조조정의 도마에 올렸던 투자신탁과 종합금융사에 대해서도 이미 제출한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상황을 철저히 감독해 후속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경영정상화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업체는 추가 퇴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 관계자는 “6,7개 생보사를 통합한 뒤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라며 “증자나 외자유치 등 자구노력에 실패한 일부 생보사의 경우 퇴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스와 신용금고의 경우도 부실의 정도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과감한 정리 및 퇴출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생보사〓금감위는 작년중 자체회생이 어렵다고 판정돼 경영정상화 계획서를 제출했던 7개 생보사(동아 두원 조선 태평양 한덕 한국 국민)에 대해 결산(3월)이 완료되는 4,5월경 구조조정에 착수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들의 부실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어 그 이전에 손을 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생보사는 작년 연말까지 계획했던 외자유치를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지급여력 부족비율만 높아졌다.
금감위는 이들 생보사에 대해 증자나 외자유치를 통한 자체회생, 해외매각, 자체합병 등을 유도하고 있다. 금감위는 “가급적 강제퇴출을 피하겠지만 자구노력이 실패한 일부 회사는 강제퇴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위는 이들중 몇개사를 하나로 묶어 제일은행 해외매각 방식에 준해 외국업체에 넘기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국내 생보시장은 규모가 큰 편이고 추가 시장 개척의 가능성도 높아 상당수의 외국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 외국 금융기관은 10% 이상의 시장 지분을 갖고 국내 생보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와 신용금고〓금감위는 25개 리스사 가운데 증자나 외자유치를 통한 회생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회사에 대해서는 가교사(架橋社)를 통해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신용금고는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5%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증자를 통한 회생 △자체 매각이나 합병 △가교사를 통한 정리 등 세가지 방향으로 구조조정된다.
2백여개 신용금고중 상당수가 가교사를 통해 정리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종금과 투신〓6월말까지 BIS비율 8%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종금사들은 정리된다.
종금사들은 현대의 기아자동차 인수과정에서 탕감된 수천억원이 한꺼번에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BIS비율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금사들은 이 부분에 대한 이연상각을 허용하거나 BIS비율 8%의 적용시한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금감위는 이 문제를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중이다.
금감위는 투신사에 대해서는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점검해가면서 부실요인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