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구조조정 완수의 해”…5대그룹 올 경영계획

  • 입력 1999년 1월 2일 20시 36분


5대 그룹의 올해 시무식은 예년과 크게 달랐다. 그룹단위로 전체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수의 거창한 신년사가 울려퍼지는 분위기는 사라지고 대부분 조촐한 하례식으로 대신하거나 계열사별로 진행한 것이 특징.

2일 일제히 업무를 시작한 현대 삼성 등 5대그룹이 총수 신년사 등을 통해 내놓은 올해 경영계획의 키워드는 구조조정의 완수.

그룹마다 새해에는 작년에 시동을 건 구조조정작업을 더욱 가속화, 마무리함으로써 그 성과를 기업경쟁력 제고로 연결짓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정몽구(鄭夢九)현대회장은 이날 신년하례회 겸 열린 경영자협의회에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며 특히 수출확대를 통해세계적인기업으로서의위상을강화시켜나가겠다”고말했다. 현대는 작년에 천명한 5개 소그룹별 독립경영 방침에 따라 계열사 분리작업을 본격화할 계획. 자동차 부문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후속작업에 박차를가할것으로예상된다.

삼성은 그룹의 최대 난제였던 자동차 사업의 빅딜 처리 원칙엔 합의했으나 빅딜과정의 뒤처리가 올해로 이월돼 어수선한 가운데 새해를 맞았다. 삼성은 이에 따라 올해는 구조조정을 완결하고 주력 부문에 대한 내실을 다지는 해로 설정, ‘경쟁력 30% 제고’라는 목표를 세웠다.

대우는 올해 3대 경영목표로 △지속적인 구조조정 △수익 주주중시 내실경영기반 확보 △수출총력체제 강화를 내걸었다. 내년말까지 계열사 41개사를 10개사로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자산매각과 외자유치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분사화를 통한 내부역량의 주력사업 집중을 꾀하기로 했다.

LG 구본무(具本茂)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하도록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반드시 축소하겠다”고 선언했다.

구회장은 특히 “올해는 결과에 책임지고 차별적인 보상을 하는 성과주의를 최고경영자부터 현장근로자까지 전부 적용시키겠다”고 강조.

SK 손길승(孫吉丞)회장은 신년사에서 “각 사별 사업 구조조정의 지속적인 추진과 자산 부채 구조조정의 적극적 실천을 통해 유동성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SK는 올해를 각 계열사가 재무구조상으로 자립기반을 갖춰 독립적인 책임경영을 하는 원년으로 설정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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