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거대한 혁명을 상징하는 매우 ‘조그만’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찰스 슈와브의주식이 3.25달러 오른 63.625달러, 메릴 린치의 주식이 1.0625달러 떨어진 70.75달러에 마감됐다.
이 정도의 주가 변동은 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 굴지의 증권회사인 두 회사에 일어난 이날 변화는 의미심장했다. 이날 주가변동으로 미 최대의 증권 브로커였던 메릴린치는 주식 시가총액 2백54억달러로 2백55억달러를 기록한 슈와브에 1위의 자리를 내줬다.
단순히 순위변동의 문제가 아니었다. 총거래의 54%를 온라인으로 주문받고 투자하는 증권사가 미 최대의 증권사가 됐다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이것은 연말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온라인 쇼핑과 맞물려 이제 웹사이트와 이코노미를 결합한 ‘웹코노미(Webconomy·Web+Economy)’가 경제 각분야의 영역을 연결하는 ‘키 워드(Key Word)’가 돼가고 있다는 선명한 인식을 심어줬다.
일반회사도 전자상거래를 위해 인터넷 주소를 갖는 것은 물론 웹 카탈로그 엑스트라넷 등 거래수단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회사명을 xxx.c
om으로 표기하는 전자상거래 전담회사도 급증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정보회사인 포레스터 리서치측은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쇼핑한 가구수는 지난 한해 8백50만에 이르러 97년의 2백만 가구보다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이 분야 전문기자인 조지 앤더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자상거래의 총액이 최소한 5백1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이것은 26조달러에 이르는 미국 연간 전체 거래액수는 물론 미국의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1년 매출액 1천18억 달러에 못미치는 규모지만 워낙 성장세가 예측을 넘어서고 있어 몇년안에는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의 추산치 50억 달러는 97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배나 웃도는 규모였다.
웹코노미가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짐작키 어려운 단계. 그러나 풍부한 정보가 무제한 공급됨으로써 소비자에겐 득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선 중간 유통단계의 마진이 대폭 감소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물건값이 싸지고 그에 따라 소비자가 더 찾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매장까지 가야 하는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등 편리함도 장점이다.
반면 전자상거래가 늘면서 직접 물건을 날라야 하는 페더럴 익스프레스나 UPS와 같은 택배회사들은 밀려드는 일감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UPS의 경우 지난해 12월 22일 하루 동안만 1천7백10만 건의 우편물을 배달해 사상 최대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굴지의 철도회사 CSX의 사례는 웹코노미의 시대를 맞는 기업에 좋은 참고가 될 듯하다. 총연장 29만㎞의 화물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이 회사의 웹사이트(www.csx.com1)에 들어가면 소비자는 자신이 주문한 화물이 어디쯤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소비자에게 투명하고 만족할 만한 정보 제공.’ 웹코노미의 첫번째 강령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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