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자금독식 강력 규제…한도초과 편법대출 제재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특정기업에 동일인 여신한도를 초과하여 크로스렌딩 등 변칙여신을 행한 금융기관에 대해 인사상 문책은 물론 과징금 부과, 공정거래법에 따른 제소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크로스렌딩이란 A은행이 동일인여신한도를 채운 B기업에 C은행이나 D종금을 통해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

금감원의 이같은 방침은 재벌의 사금고(私金庫)로 전락한 일부 보험 종금 등 제2금융권의 경영행태를 바로잡겠다는 뜻도 담고 있어 재벌들의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5일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등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출 지급보증 회사채 기업어음 해외유가증권매입 등 모든 형태의 여신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재벌들이 금융기관 자금을 독식하는 현상을 막을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국회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은행법 개정안은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직간접적 여신행위를 변칙적 신용공여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 은행법이 시행되는 4월부터 금감원은 크로스렌딩을 포함하여 동일인여신한도 위반여부를 따지게 된다.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은 기업의 여신관리를 은행의 대출, 지급보증에만 한정해와 크로스렌딩을 사실상 방치해왔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