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청문회를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국민회의 자민련위원들은 11일 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당초 15일부터 실시키로 했던 청문회 개최 연기문제를 양당 간사에게 일임했다. 한나라당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19일까지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해 한나라당이 청문회를 거부할 경우 20일 여당 단독청문회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민련측은 18일 청문회를 시작하자고 주장했다.
양당은 특위의 명칭을 ‘IMF환란조사특별위원회’로 확정하고 대상기관 보고일수를 당초 7일에서 4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보고대상기관은 모두 9개기관으로 첫째날은 재정경제부, 둘째날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셋째날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넷째날은 산업은행 제일은행 기아자동차 한보철강. 기아 한보의 회계감사를 담당한 산동회계법인 청운회계법인의 보고는 넷째날 듣기로 했다. 장재식(張在植)특위위원장은 “현재 40명선인 증인은 30명선으로, 30명선인 참고인은 20명선으로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안에서 조심스럽게 여권과의 협상론이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나오연(羅午淵)경제청문회대책위원장은 “여당이 증인과 의제 선정에 대해 3당합의 등 절충안을 내면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특위위원 동수구성 등 종전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합의 청문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민주계가 “‘빅딜’을 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는데다 이회창(李會昌)총재측도 ‘여당만의 반쪽청문회’가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어서 현재로선 합의청문회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문철·윤영찬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