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의 잉크젯프린터 TV광고 2탄(광고대행 LG애드)은 ‘맴맴’하는 때아닌 매미 울음소리로 시작한다. 인기연예인 김규리는 야자수가 하늘거리는 열대의 백사장에 그물침대를 쳐놓고 만족스럽게 미소짓고 있다.
그런데 카메라가 김규리를 넘어 야자수에 붙어있는 매미를 클로즈업하자 이 매미는 프린터로 출력한 한 장의 그림이 되어 떨어진다. 지금까지 보여진 모래사장과 야자수 등 모든 배경이 프린터로 뽑아내 벽에 붙인 가상의 해변이었던 것.
LG애드 기획9팀의 이준우씨(30)는 “시청자들에게 시각적인 충격을 줘서 광고의 주목도와 메시지 전달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고 설명.
그럼 이 광고는 정말 사진을 붙여놓고 만들었을까.
아니다. 사실은 필리핀 보라카이섬의 진짜 해변에서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며칠씩 기다린 뒤에야 촬영에 성공했다고.
계절파괴 광고는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자칫하면 거부감을 주기 쉬워 흔히 쓰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엡손의 광고는 비교적 깔끔하게 겨울 속의 여름을 소화해냈다는 평.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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