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최근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으로부터 통보받은 Y2k 감사결과를 관계장관들에게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장관들은 이에 “우리 부처는 당초의 계획대로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강창희(姜昌熙)과학기술부장관은 “국내 16기 원전의 안전설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계획대로 문제해결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영(朴泰榮)산업자원부장관도 “에너지 전력분야도 별 문제가 없다”며 “외국에서 도입한 일부 기자재 영향평가가 해외공급업체와의 협조 문제로 다소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는 것.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장관들의 불만은 크게 두가지로 집약됐다.
먼저 정부가 지난해 3월과 6월 두차례 발표한 Y2k 종합계획에 따라 차질없이 대책을 마련중인 데도 마치 우리나라가 ‘Y2k 재난’에 무방비 상태인 것처럼 감사결과를 발표했다는 점.
또 감사원이 조사방법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데도 이를 간과한 채 정부가 문제의 실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처럼 발표해 대외신인도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총리실은 이날 세계적 컴퓨터 컨설팅기관인 가트너그룹이 내놓은 ‘Y2k 국별 대응수준 평가자료’를 제시해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부와 감사원이 대립하는 것처럼 보아서는 안된다”면서도 “국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사라는 점을 의식했어야 했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감사원측은 “정부로부터 공식 의견을 받지 못했다”며 즉각적인 대응을 피했다. 그러나 감사원측은 “와세다대에서 7년간 컴퓨터를 공부한 박사출신 등이 감사를 했다”고 말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