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적격」격상…英피치 IBCA, 신용등급 조정

  • 입력 1999년 1월 19일 19시 42분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영국계 피치IBCA가 19일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했다.

97년 12월 외환위기 발생직후 투자적격(BBB-)에서 투자부적격(B-)으로 6단계나 떨어뜨린 지 13개월만의 투자적격 회복 판정이다.

미국의 양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2월경 국가신용등급평가위원회를 열고 한국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에서 투자적격으로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이 국가신용등급이 투자적격으로 회복되면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 △해외차입금리 인하 △수출신용장의 원활한 확보에 따른 수출기업의 경쟁력 회복 등으로 경제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피치IBCA는 이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한 단계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BB+는 투자부적격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며 BBB-는 투자적격 가운데 가장 낮은(불안정한) 등급이다.

피치IBCA는 이번 상향조정 배경으로 △김대중(金大中)정부 하의 경제안정과 구조개혁 성과 △빠른 외환보유고 회복 △단기 외채 비중 감소 △최근의 급속한 경기회복 흐름 등을 꼽았다.

특히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은 다른 경제위기 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피치IBCA는 올해 경상수지흑자가 최소한 국내총생산(GDP)대비 10%인 3백억달러에 이르러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IBCA는 “한국은 97년말과 같은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이 희박하며 빠르고 효율적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졌다 투자적격으로 올라간 것은 인도에 이어 사상 두번째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의 가시적 성과가 나올 상반기 후반에는 BBB+나 투자양호상태인 A-로 2,3단계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피치IBCA는 이날 또 단기외화채권 등급을 투자부적격인 B에서 투자적격인 F3로 한 단계 올렸다.

피치IBCA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등 대외부문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추진중인 구조개혁을 더욱 가속화해 경제회복의 지연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외환위기의 근본 원인이 과도한 채무를 바탕으로 외형위주 성장을 한 기업부문과 금융기관의 무분별한 대출관행에 있으므로 이들 부문을 완전히 개혁하기까지에는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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