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세금문제. 연리 9%의 1년짜리 정기예금에 1천만원을 넣어두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90만원에서 세금 21만8천원을 뺀 68만2천원. 국세청은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므로 예금금리가 연 9%라 해도 세금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연 6.82% 밖에 안 붙는 셈이다.
대출금리는 어떤가. 연 13%에 돈을 빌리는 경우 여기에는 세금을 매겨 잘라내는 부분이 없다.
연리 13%짜리 대출을 1천만원 받는다면 1년동안 1백30만원을 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적어도 이자는 매월 갚을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매월 내는 이자 10만8천여원은 마치 적금에 돈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다.
적금에 가입해 이자를 얻을 것을 은행 빚 갚는데 쓰게되니까 그 손해까지 감안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제 이자율은 연 13.8%에 이른다.
결국 실질적인 대출이자율(13.80%)과 예금이자율(6.82%)의 차이는 6.68%포인트에 이른다. 대출이자가 예금이자의 두배 가까이 되는 셈.
만약 1천만원의 여유자금으로 연리 13%짜리 대출을 갚는다면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고금리예금에 가입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출과 예금이 같은 금리인 경우에도 저축을 하는 것보다 대출을 갚아버리는 것이 더 효율적인 재테크다. 하물며 대출이자가 예금이자보다 높은 실제 상황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용재기자〉y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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