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7월 재경원 분위기]낙관론 우세…경고 물거품

  • 입력 1999년 1월 20일 19시 41분


97년 7월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이 작성한 ‘바트화와 기아:상이한 문제인가’라는 문서를 보면 당시 금융 및 통화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한 정부 관료들이 어느 정도 ‘소수파’에 속했는지 알 수 있다.

당시 경제정책국내 핵심인사들은 금융 및 외환문제의 주무부서인 재경원 금융정책실과는 상이한 입장이었다.

특히 변양호(邊陽浩)당시 경제정책국 과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경제의 위기가능성을 점치는 국제금융시장의 시각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경제정책국은 이같은 시각을 바탕으로 금융 및 통화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서를 작성해 3차례나 비밀리에 강경식(姜慶植)경제부총리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금융정책실내 큰 흐름은 “우리의 경우 기초경제여건(펀더멘털)이 동남아 국가보다 양호하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물론 금융정책실내에도 비관론자들이 적지않았으나 강부총리는 비관론자들의 경고를 무시했다.

바트화 위기에 대해서도 금융정책실과 한은 등은 ‘우리나라는 위기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제정책국은 ‘우리나라에 과연 위기가 없을 것인지 더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