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李經植)전 한국은행총재는 25일 열린 경제청문회에서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은 97년 11월14일 IMF행을 승인했다고 증언했다.
김전대통령이 이날 결재한 서류는 하루전인 13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 등이 협의해 작성한 것으로 총 2백억달러를 IMF에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사흘 뒤 강경식(姜慶植)전 재정경제원부총리와 이 전한은총재는 11월16일 미셸 캉드쉬 IMF총재와 면담한 자리에서 캉드쉬총재가 “얼마정도 필요하냐”고 묻자 “3백억달러 정도면 된다”고 답변했다. 이 전총재는 청문회에서 “당시 가용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이 높아 IMF로부터 3백억달러 이상 빌려와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차례 재경원측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다시 사흘 뒤 이 전총재는 11월19일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와 만나 다시 1백억달러를 늘려 4백억달러 정도가 필요하다고 수정 제의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정부의 자금지원요청 규모가 매번 바뀌자 IMF는 실사를 거쳐 12월3일 한국정부와 최종 합의를 하면서 총 지원규모를 5백83억5천만달러로 오히려 증액했다.
다만 IMF는 세계은행(IBRD)과 선진 13개국을 끌어들여 부담을 분산시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내용으로는 △IMF지원자금 2백10억달러 △IBRD 1백억달러 △아시아개발은행(ADB) 40억달러 △13개국 2선 지원자금 2백33억5천만달러였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