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그룹간 빅딜 실무협상도 급진전, 빠르면 금주내 빅딜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동차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부산공장 경영진과 협의를 거쳐 27일부터 조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측도 비대위의 발표를 공식확인했다. 그러나 삼성차는 지난해 12월7일부터 51일간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에 당장 생산을 전면 재개할 수는 없으며 본격 생산은 내주중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비대위측은 내다봤다.
이에 앞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5일 “대우가 삼성자동차를 빨리 인수하고 정산은 추후에 하도록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은 빨리 해결돼야 한다”는 박위원장의 말에 동감을 표시하면서 “정부는 하루가 급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강봉균(康奉均)청와대경제수석은 “김대통령이 이건희(李健熙)삼성, 김우중(金宇中)대우회장을 만나 대우가 삼성자동차의 경영에 빨리 참여해 공장을 우선 가동시켰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수석은 “삼성측이 부산공장을 그대로 갖고 있을 경우 상당한 경영압박이 불가피하므로 이를 감안해 삼성측이 대우가 입을 손실을 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현재 빅딜에 따른 대우전자와 대우자동차의 자금부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대우 삼성과의 의견조율을 거쳐 빠르면 금주내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이 양그룹 총수를 만나 빅딜 최종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2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한국투자설명회를 주재할 예정이었던 대우 김회장은 빅딜협상이 급박하게 진전되면서 출국을 취소했다.
대우그룹은 청와대의 ‘삼성자동차 선가동’ 요청이 알려짐에 따라 ‘기업가치 평가후 계약체결’이라는 기존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 삼성자동차 SM5의 지속생산에 따른 손실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삼성측에 공식 요청했다.
대우 고위관계자는 “이번 빅딜이 지지부진할 경우 대규모 노사분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업가치 평가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철회했다”며 “그러나 삼성차 인수 및 SM5 지속생산에 따른 손실을 삼성측이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대우의 요구에 대해 “청와대측의 삼성자동차 조기정상화 원칙에 양측이 공감한 만큼 조속히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대우측 수정조건을 삼성이 부분 수용하고 금융권이 대우가 떠안을 손실을 일부 보상해주는 지원책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양사간 빅딜은 금주내 타결될 전망이다.
한편 김대통령은 박노총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임금지급을 금지한 것과 관련, “처벌조항은 없애야 한다”는 박위원장의 건의를 수용해 “노사정위에서 적극 협의, 폐지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협상을 진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채청·금동근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