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車 SM5 당분간 생산』…정부, 빅딜중재안 제시

  • 입력 1999년 1월 26일 19시 10분


정부는 26일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 빅딜의 조속한 타결을 위해 ‘삼성자동차 SM5의 일정기간 계속 생산’을 제안하는 등 중재에 나섰다.

산업자원부는 이르면 이번주내에 구체적인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오강현(吳剛鉉)차관보는 이날 “빅딜은 사업을 맞교환하는 것으로 유리한 자산부채만 인수하는 자산부채인수(P&A)와는 다른 것”이라고 전제한 뒤 “SM5를 계속생산하는 경우 손실이 생기더라도 즉각 생산을 중단하는 것은 빅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차관보는 “따라서 대우자동차는 빅딜에 따른 중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기 전까지 일정기간 SM5를 생산해야 한다”며 양그룹간 최대 쟁점에 대한 중재원칙을 제시했다.

또 “SM5의 지속생산에 따른 손실은 삼성만이 아니라 대우 부품업체 금융기관 등이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삼성측의 손실부담을 주장한 대우와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대우는 최근 청와대가 ‘삼성자동차 선가동’을 요청하고 나오자 SM5의 계속생산에 따른 손실은 삼성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차관보는 또 “부품업체는 이미 조업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고 금융기관은 삼성자동차에 2조원에 가까운 무담보대출을 해준 만큼 대출금의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손실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SM5의 생산기간, 고용승계 및 사업이관의 범위 등에 대해서는 양그룹의 협상안이 나온 뒤에야 구체적인 중재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그동안의 불개입원칙을 바꿔 중재에 나서기로 한 배경에 대해 오차관보는 “양 기업의 자산가치가 조업중단 등으로 급속히 하락하고 있고 지역갈등으로 비화돼 정치인들에게 악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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