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한나라당 이신행(李信行)전의원이 15대 총선에 출마할 때 증권을 팔아 16억원을 지급했고 선거 과정에서 오정소(吳正昭)전안기부 1차장으로부터 이전의원을 지원하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기아그룹이 기산을 인수할 당시 김인호(金仁浩)공정거래위원장이 개입해 기아그룹 전체의 부실화를 가속시켰다는 의원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김전회장은 “기아자동차가 95∼97년 당시 집권 여당 도지부에 수천만원을 보내는 등 26억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는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의 주장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의원은 “기아가 합법적으로 영수증 처리한 기부금만 26억원이지만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기밀비 등을 합치면 정치권에 뿌려진 돈은 이의 수십, 수백배가 될 것”이라며 자신이 입수했다는 장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기아는 구여권 K의원에 1천만원, 민자당 경기도지부에 2천5백만원, 구여권 C의원 후원회에 1천6백만원 등 2억5천만원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전회장은 “(정치권에)최소한도의 인사치레는 했다”며 “우리 정치풍토에서 기업이 살아나가는 것이 어렵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5,6공때 민정계에 4백50억원을, 문민정부때 민주계에 6백억원을 제공하고 일부 의원들에게 수억원을 건넸다는 등의 속칭 ‘김선홍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에서도 이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게 조사했으나 그런 사실이 없었다”며 부인했다.
김전회장은 또 97년4월경 삼성그룹이 기아자동차를 합병할 의사를 타진하면서 자신의 종신고용 등을 조건으로 제의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자민련 이건개(李健介)의원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92년 9월말∼10월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19명 이상의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다는 이 호텔 종업원의 진술서를 공개하며 김전대통령의 대선자금 모금 의혹을 제기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